눈은 몸의 기관 중 가장 빨리 노화가 찾아오는 곳이다. 오감에서 얻는 정보의 약 80%는 시각에서 비롯되는 만큼 눈은 광범위한 시각 자극을 받아들이고 처리한다. 때문에 안구 수정체의 탄력이 본격적으로 떨어지면서 20대부터 노화가 서서히 진행되어 40대부터는 조절력이 심하게 감소한다. 

눈에 노화가 시작되면 가까운 물체를 보는 일이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증세들이 나타난다. 약간이라도 어두운 곳에서 글씨를 읽는 게 힘들어지고 조금만 책을 봐도 눈이 피곤하고 뻑뻑해지며 심한 경우에는 두통이 찾아온다. 또한 먼 곳을 보다가 가까운 곳을 보려면 초점이 빨리 맞지 않아서 어지럼증이 생긴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들은 몸의 노화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안과 명의인 주천기 박사는 “사실 노안을 일으키는 주범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물이다. 특히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요주의 물건이지만 그렇다고 쓰지 않을 수도 없다. 사용할 때 눈과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우며 사용 시간도 현저히 높기 때문에 노안이 앞당겨지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눈을 뜨고 가까이 있는 것을 들여다보는 모든 행동이 피로를 유발하고 노화를 앞당긴다”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매일 사소한 일이라도 일한 만큼 눈을 쉬게 해주고 생활 속에서 노안이 천천히 올 수 있도록 눈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노안을 예방하기 위해선 생활 속에서 작은 시간이라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5분 정도 눈을 감고 있거나 매일 아침·저녁 핫팩을 하는 것도 눈의 긴장을 풀고 다래끼와 안구건조증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사무실에서는 최소 1시간에 한 번은 컴퓨터 모니터에서 고개를 돌려 눈을 쉬게 해주는 것이 좋다. 컴퓨터 모니터는 눈과 40㎝ 이상 거리를 두도록 설치한다. 그리고 약간 아래로 내려다보듯이 화면의 위치를 조정한다. 

눈의 노화를 예방하려면 반드시 지금의 식생활을 돌아봐야 한다. 먹을거리나 먹는 방법이 눈의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신경은 뇌와 직접 연결된 중추신경이며 음식을 잘못 먹어서 건강이 나빠지면 눈에도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때문에 노안과 안정 피로, 눈 질환을 예방하는 영양소에는 무엇이 있고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식단을 구성한다. 무엇보다 항산화 작용이 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산화에 저항하고 체내에서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 바로 항산화 물질이다. 항산화 작용이 강력한 영양소로는 녹황색 채소, 어류, 해조류, 과일 등에 많이 함유된 비타민 A, 비타민 C, 비타민 E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항산화 작용이 강력한 음식에는 녹차, 버섯류, 두부나 낫토, 참깨, 울금 등이 있다.

노화를 예방하는 항노화 영양소 리스트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안토시아닌 

블루베리와 아사이베리, 포도에 함유된 안토시아닌은 망막질환을 완화하는 데 좋은 성분이다. 아토시아닌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강한 항산화 작용이 있어 눈을 생기 있게 유지해 준다. 안토시아닌은 눈의 모세혈관 속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고 모양체근의 긴장을 풀어주기 때문에 노안 예방은 물론 안정 피로에도 효과가 있다.

녹황색 채소

흐릿하고 침침한 눈에 좋은 비타민 A

눈이 건조하거나 시력이 감퇴한 느낌이 들 때 또는 밤중에 눈이 침침하다면 비타민 결핍을 의심해 봐야 한다. 비타민 A를 섭취하면 도움이 되지만 비타민 A는 심장, 간, 피부 등에 존재하는 지방세포조직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비타민 A를 대체하는 성분이 베타카로틴이다. 당근, 시금치 같은 녹황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고, 우리 몸에 들어와서 비타민 A로 전환된다. 비타민 A 전구체 또는 프로비타민 A로 불리며 비타민 A에 비해 독성이 없어 섭취하는 데 부담이 없다.

케일녹즙·시금치·브로콜리

황반색소 밀도를 유지하는 루테인

마리골드 꽃에서 추출한 주성분인 루테인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에 포함된 천연색소 카로티노이드 성분이다. 노화로 감소할 수 있는 황반색소 밀도를 유지하여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일일 섭취량은 10~20㎎이 적당하다. 과다 섭취 시 일시적으로 피부가 황색으로 변할 수 있다.

연어·새우·게

비타민 E의 보고, 아스타잔틴

아스타잔틴의 항산화력은 비타민 E의 550~1000배나 된다. 눈의 초점 기능을 원활히 하고 백내장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연어, 새우, 게, 연어알 등 적색 어패류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아스타잔틴은 하루 4~12㎎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과다 섭취 시 일시적으로 피부가 황색으로 변할 수 있고 베타카로틴의 흡수를 저해할 수 있다.

옥수수·겨자·순무

시력 감퇴에 도움이 되는 제아잔틴

제아잔틴은 망막 황반 중심에서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노화에 따른 시력 감퇴 위험이 제아잔틴의 낮은 혈장 플라스마 농도와 관계가 있으며 제아잔틴의 공급이 노화에 따른 시력 감퇴를 예방하도록 도와준다. 백내장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각막과 렌즈에 의해 여과되지 않는 파란빛을 여과해 빛에 의한 망막 손상도 방지한다. 옥수수, 사프란, 진한 녹색 잎이 무성한 겨자, 순무, 케일과 같은 색깔을 가진 식물에 많다.

시금치·아스파라거스·감귤류

눈의 비타민, 루틴

‘눈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루틴은 망막에 퍼져 있는 모세혈관의 벽을 튼튼하게 해 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백내장을 예방하고 비타민 C의 흡수를 촉진하므로 루틴과 비타민 C를 함께 먹으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메밀을 비롯해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케일, 감귤류에 많이 들어 있다.

인삼·홍삼

눈 속 노폐물을 청소하는 진세노사이드

대표적인 브라운 푸드로는 인삼과 홍삼, 양파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 속도가 떨어져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되어 염증이 생기기도 쉽고 면역기능도 덩달아 떨어져 잔병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인삼이나 홍삼의 진세노사이드는 소화과정을 거치면서 체내 특히 혈관 속의 노폐물을 깨끗이 씻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