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건강 적신호 근감소증

나이 들면 줄어드는 근육 단백질 보충하고 운동으로 극복하라

글 : 오상훈·신은진·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 게티이미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근육량이 감소한다. 누구나 겪는 현상이지만 ‘늙어서 그러려니’ 하고 넘길 일이 아니다. 급작스럽게 근육량이 줄어들면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낙상과 골절을 유발해 위험할 수 있다. 근감소증은 무엇이고, 어떻게 예방하고 이겨낼 수 있을까?

2402_18.jpg

 

PART 1

근감소증은 질병이다


사람의 근육량은 40세 이후부터 자연적으로 감소하는데, 50대에 약 1%씩 감소하고 80대에 이르면 총근육량의 최대 60%를 잃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정의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길 권고한다. 



근육력 줄면 신체기능 저하


근감소증은 걷기나 가벼운 달리기와 같은 가벼운 움직임도 힘에 부치고, 힘이 없어 자주 넘어지는 등 비정상적으로 근육량이 줄어드는 질병으로, 75세 이상 노인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근육량이 적은 것과 다른 질환이다. 근육량이 줄면서 신체기능이 저하돼 관리, 치료가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근육량은 적어도 힘이 정상이고, 걷기 등의 신체활동에 문제가 없으면 근감소증은 아니다.


근감소증은 노인만의 질환은 아니다. 중년이라도 만성질환이 있으면 위험하다. 근감소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물건을 잘 들지 못한다 ▲계단 오르기가 어렵다 ▲자주 넘어진다 ▲일부러 체중을 뺀 것이 아닌데 최근 체중이 많이 줄었다 ▲1년에 몸무게가 10% 이상 줄었다 ▲과거와 달리 유독 종아리가 가늘어졌다 등이 있다.


근감소증은 1차 진단으로 자가 테스트가 가능하다. 줄자로 종아리 둘레를 측정했을 때 남성은 34㎝, 여성은 33㎝ 미만이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손가락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핑거링(finger-ring) 테스트’라고 하는데 근감소증을 유추할 정도는 된다. 양손 엄지와 검지로 큰 원(핑거링)을 만들어 종아리의 가장 굵은 부분을 감싸보기만 하면 된다. 도쿄대 노인의학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핑거링으로 종아리가 감싸지지 않는 그룹보다 핑거링이 딱 맞는 그룹의 근감소증 위험이 2.4배 높았다. 핑거링이 종아리보다 큰 사람은 6.6배 더 높았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노인병학회에서 발표한 ‘근감소증 새로운 진단 기준’에 포함된 내용이기도 하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5회를 15초 안에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노인의 보행속도는 근감소증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데 걷는 속도가 초당 0.8m 이하이거나 400m 걷는 데 6분 이상이 걸린다면 중증의 근감소증일 수 있다. 악력으로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도 있다. 아시아 남성은 28㎏ 이하, 여성은 18㎏ 이하일 때 근감소증으로 판단한다. 아시아 기준 악력 평균은 남성 30㎏, 여성 20㎏ 이상이다.

 

2402_18_2.jpg


만성질환자는 근감소증 고위험군


근육은 뼈나 관절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버텨주는 역할을 하므로 근육이 줄면 뼈나 관절에 무리가 간다. 생명 활동 전반에 관여하는 근육이 감소하면 대사질환 발병 소지도 커진다. 근육은 1㎏당 20㎉를 소모하는데 근육이 감소하면 미처 소모하지 못한 지방, 탄수화물 등의 에너지원이 체내에 남는다. 이 물질들이 혈관을 떠돌며 대사증후군이나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근감소증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나이이다. 그러나 한창때인 40~50대 중년이라도 만성질환이 있으면 근감소증 고위험군에 속한다. 당뇨, 만성 심부전, 간경변 등 간 질환, 만성 폐질환 등은 근감소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특히 당뇨가 있으면 근감소증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커진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만성질환은 악화하며 악순환이 시작된다. 실제로 근감소증이 있는 경우 심혈관질환은 3.6배, 당뇨병 3배, 고혈압은 2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근육은 1㎏당 20㎉를 소모하는데 근육이 감소하면 남는 에너지가 발생하고, 남는 에너지인 지방은 혈관으로 이동하며 대사증후군이나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실제근감소군이 정상군에 비해 사망 위험도가 3.74배 높았다는 연구논문이 《악액질 근감소증 및 근육 저널》에 게재되기도 했다.



단백질 섭취·운동이 해답

 

2402_18_3.jpg

 

근감소증은 치료제가 없다. 근육 생성과 유지를 위해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현재 최선의 치료법이자 예방법이다. 건강한 일반 노인 기준 일일 단백질 권장섭취량은 1㎏당 0.8~1.2㎏이다. 60㎏의 성인이라면, 하루에 60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근감소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이보다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근감소증 환자는 체중 1㎏당 1.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 결핍이 심한 근감소증 환자라면 일일 1.5g까지도 섭취가 권고된다.


단백질은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을 적절히 나눠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씹는 기능이 약해져 충분한 양의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효과적인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우려되면, 이땐 초유단백으로 동물성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초유단백엔 면역조절 기능에 필요한 글로불린과 성장인자, 항균물질인 락토페린 등이 골고루 들어있어 면역력 증진 향상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근성장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근 손실이 많은 중노년층에 효과적이다. 노화로 인해 장 기능이 저하된 사람도 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산양유 단백은 입자 크기가 작아 소화가 빠르고, 장 건강을 위한 올리고당도 함유하고 있다.


운동은 저항성 운동이라고 하는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대표적인 근력 운동으로는 아령을 이용해 팔을 굽혔다 펴기,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발을 쭉 뻗어 버티기, 스쿼트 등이 있다. 영양섭취와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감소증은 3개월이면 개선된다. 그러나 증상이 개선됐다고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다시 근육은 줄어든다.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고 싶다면, 꾸준히 단백질을 섭취하고 운동을 해야 한다.

 

 

PART 2

내 몸의 보호막 근육

 

전신에 골고루 근육이 분포하는 것이 좋지만 특히 하체에 근육이 많아야 근육에서 혈당을 더 잘 흡수해 당뇨나 비만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하체 근육이 부족하면 뼈와 관절에 이상이 생겨 무릎,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성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402_18_4.jpg


쉬우면서도 효율적인 운동 ‘걷기’


하체 근육이 줄어들 때 생기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아무리 바지를 올려 입어도 엉덩이 부분이 헐렁해진다 ▲딱딱한 의자에 앉으면 엉덩이가 아프다 ▲전립선 질환이 생겼다 ▲걸을 때 일직선으로 걸으려 하면 나도 모르게 비틀거린다 ▲괄약근이 약해져 소변이 샐 때가 있다 ▲다리가 시리거나 저리다 ▲한 달 이상 성욕이 없다 ▲걷는 거리가 3분의 1 이상 줄었다 등이다. 


노인이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쉬운 운동은 ‘걷기’다. 노인에게 걷기는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이다. 제대로 걸으면 근력운동 못지않은 효과를 내기도 한다. 그냥 걷기보다 ▲옆으로 걷기 ▲뒤꿈치로 걷기 ▲발끝으로 걷기 ▲10걸음마다 앉았다 일어나기 ▲팔이나 다리를 높게 들기 등으로 동작에 변화를 주면 근력 운동 효과가 더 커지는 것은 물론, 평형감각도 향상돼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


관절에 부담이 가 오랜 시간 걷기 어렵다면 물속에서 걷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중 스포츠는 지상에서 하는 운동보다 부력, 수압, 저항이 높아 작은 움직임으로도 3~5배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물속에선 부력으로 체중의 35~90%가 감소해 무릎 관절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관절과 관절 사이 공간을 넓혀줘 관절염이나 디스크를 앓고 있는 노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다만, 초기 골다공증 환자는 뼈에 제대로 된 자극이 가야 하므로 지상에서 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내에서는 의자를 이용해 효과적인 근력 운동을 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발목을 돌리거나, 한 발을 앞으로 내밀고 발끝을 세워 발목을 구부렸다 편다. 이어 어깨보다 약간 아래로 팔을 펴고 노를 젓듯이 양팔을 당겼다 편다. 양손을 기도하듯 모아 위로 올렸다가 만세 자세로 주먹을 쥐고 팔꿈치가 허리에 닿을 때까지 내린다. 두 손으로 의자 뒤를 잡고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내린다. 발뒤꿈치를 뒤로 올리고 무릎을 90도로 굽혔다가 내린다. 양쪽 모두 3~8회 반복한다. 아주 쉬운 운동법도 있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10회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계단을 내려가거나 내리막길을 걷는 운동을 하면 오히려 근육이 약화할 수 있어 근력 향상 운동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운동 강도를 점점 높여라


근육은 무게에 저항할 때 손상된 뒤 회복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다. 만약 근육운동을 해도 근성장이 더딘 것 같다면 ▲점진적 과부하 ▲탄수화물 ▲휴식 정도를 따져봐야 한다. 60세 이상은 근감소증을 막기 위해 매일, 조금씩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


‘점진적 과부하’란 말 그대로 운동 강도를 점점 높이는 것이다. 우리 몸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가지고 있다. 골격근계, 신경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강한 자극에 반응해 근육을 분해하고 재합성하지만 적응하면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러한 근육을 다시 변화시키는 방법은 결국 더 큰 자극이다. 초보자가 선택할 방법은 횟수와 무게의 증가다. 만약 근육운동을 하는데 기초체력 단련 기간인 8~12주가 지나도 근육이 커지는 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계속 같은 무게·횟수를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지 따져봐야 한다.


근육 성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운동하면서 분해된 근 단백을 다시 합성하려면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탄수화물도 중요하다. 우리 몸은 강도 높은 저항운동 중 글리코겐이라는 에너지원을 사용한다. 글리코겐은 간과 근육에 저장된 포도당인데 탄수화물,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해 글리코겐이 부족해지면 운동 능력도 떨어진다. 물론 한 끼 탄수화물을 부족하게 먹는다고 감당할 수 있던 무게가 줄어들진 않겠지만 근육 운동과 체중 감량을 병행하면서 식단 자체에 탄수화물을 제한하면 근육의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

 

2402_18_5.jpg


60세 이상이라면 꾸준히 운동해야


근육은 근섬유에 가해진 미세 손상이 회복하면서 성장한다. 회복에 있어서 중요한 건 휴식이다. 보통 근섬유의 단백질이 재합성하는 데 24~48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에 같은 부위를 자극하면 근육 성장이 정체되는 건 물론 근육이 파열될 수도 있다. 특히 근육과 힘줄이 노화된 65세 이상 고령자는 부상 위험이 크다. 만약 운동 후 적절한 근육통이 생겼다면 다음 날엔 다른 부위를 운동해주는 게 좋다. 


60세 이상이라면 최대한 운동을 쉬지 않는 게 좋다. 근 손실 속도가 빠르고, 다시 운동해도 기존 근육량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근육세포가 노화하면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 발현 수준이 낮아지고 근육 위성세포 수와 활성도가 감소해,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금방 근육량이 줄어든다. 근육량이 평균보다 적은 근감소증으로 이어지면 조기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근육 운동을 쉬지 말고 단백질은 챙겨 먹어야 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 카카오톡
  •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4년 02월호
    이번달 전체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