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귀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문경래 지음 | 델피노 발행 | 1만9000원 

최근 유력 의학 저널 《랜싯(Lancet)》과 영국 공영방송 BBC가 치매의 최대 요인으로 난청을 꼽았다. 우울증, 당뇨, 음주, 사회적 고립, 사고로 인한 뇌 손상 등 그간 의학계가 제시한 여러 치매 요인 중 난청의 폐해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잘 알아들을 수 없어 고심하는 이들에게 이 뉴스는 더 큰 고민거리가 됐다. 그러나 《당신께 귀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의 저자인 이비인후과 전문의 문경래는 난청 개선을 통해 이 절망적인 상황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적절한 진단과 수술, 보청기, 인공와우 등을 통해서 뇌가 소리를 인식하게 하면 치매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습니다. 난청으로 듣는 일에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뇌로 소리가 전달되는 노력을 꾸준히 하면 뇌 입장에선 난청이 아닌 거죠.” 난청이 치매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연구 결과를 저자는 일선 임상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손쉽게 해결해 낸다.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까지 덧붙여서 말이다.

이 책은 귀 의학 정보서이며 동시에 힐링 에세이기도 하다. 15년간 귀 질환을 진료하고 연구한 전문의의 의학적 지식에 통찰과 지혜가 덧붙여진 치유 방안은 난청에 대한 두려움을 지우는 힘이 실려 있다. 

저자의 난청 치유 방안 중 특히 의미심장한 부분은 귀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심신의 문제에서 청력 이상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비정상적인 컨디션, 불안 등이 난청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과 생활, 마음 상태를 돌아보게 하는 전인적인 귀 치유법을 읽는 동안 마비됐던 청신경이 되살아날 수 있음을 자신하게 된다. 저자의 따뜻하고 다감한 처방이 절벽이 돼가는 귓속에 기쁜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