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 

김경인 지음 | 투래빗 | 1만8000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 노인 5명 중 1명이 독거노인이고, 고령자 사고의 63%가 집에서 발생한다는 통계는 집이 더 이상 시니어에게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집이 시니어를 지켜주기는커녕 오히려 위협이 되는 환경이라면 요양보호 시설과 실버타운으로의 이주가 해답일까. 그러나 많은 시니어가 자신의 삶이 스며 있는 정든 집에서 살기를 더 희망한다.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는 이러한 현실적 고민을 생생한 사례와 통계를 통해 조명하며, 고령자가 존엄과 자립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제시한다. 노년 신경건축학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 김경인 박사는 “실버타운이 해답이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공간에서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에이징 플레이스(Aging Place)’가 대안”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미끄러운 바닥, 불편한 가구 배치, 어두운 조명 등 기존 주거환경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문턱 낮추기, 안전 손잡이와 조명 설치 등 간단한 보수가 고령자의 안전과 자립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아파트 동 호수를 크게 쓰기만 해도 노인친화적인 아파트가 될 수 있으며, 어린이와 시니어가 함께 이용하는 놀이터는 가장 이상적인 커뮤니티 공간이 된다는 것도 전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명제를 강하게 부정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매우 희망적이고 미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