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의 한국 전문가를 기르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브디에바 이로다 국립외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간의 문화 교류를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이카와의 협력을 통해 대학과 학과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지켜봐 온 사람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무비나 압두라히모바 283번 공립학교 8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한국의 문화, 언어, 교육 시스템에 관심이 많아요. 한국인 봉사단원들과 교류하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올해 코이카 수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김하영 한국에서 피아노를 전공했고, 탈북민 대안학교에서 레슨 봉사를 하면서 봉사활동의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후 해외 봉사에 관심이 생겨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에 지원했고, 과거에는 코이카의 영프로페셔널(YP) 인턴으로도 활동했습니다. 당시 커뮤니케이션팀에서의 경험을 통해 디지털미디어 분야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국립외대 한국어학과는 어떤 곳인가요?

이로다 우리 학과는 한국어 문법, 어휘, 발음 같은 언어학적 지식뿐 아니라 한국의 역사, 사회, 문학, 예술 등 문화 전반을 폭넓게 교육하고 있습니다. 졸업생들은 한국 기업에 취업하거나 통·번역, 언론,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입니다. 한국 유학이나 국내외 교육기관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하기도 합니다. 코이카 봉사단원과의 교류는 학생들의 진로 설계에 큰 영향을 줍니다.

코이카 자원봉사자들은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나요?

이로다 한국어 회화, 발음 교정, 한국 문학 소개 등 언어 교육 외에도 K-POP 댄스, 부채춤, 사물놀이, 태권도 같은 문화 수업도 진행합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도 함께 이루어져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와 언어를 접하고 있습니다. 

김하영 수업 보조교사로 참여하면서 우리나라 전통놀이인 공기놀이 시범을 보였어요. 공깃돌을 잡고 한 단계씩 기술에 성공할 때마다 아이들이 환호하고 손뼉을 치며 신기해하던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공기놀이를 하며 이런 뿌듯함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어요(웃음).

교육 받는 입장에서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압두라히모바 한국어 교사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마치 다른 세계로 온 것처럼 특별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와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됐습니다. 이제 간단한 문장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서 온라인에서 한국어 동영상과 웹사이트를 더욱 재미있게 즐기고 있습니다. 

이로다 코이카 프로그램 운영 취지에 맞는 좋은 예인 것 같아요(웃음). 우리 학과의 목표는 ‘현장 중심의 글로벌 한국어 전문가 양성’인데, 코이카 봉사자들이 실용적이고 살아 있는 언어 경험을 제공하며 학생들의 국제적 감각을 키우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 한국어 더 널리 알리는 게 꿈”

코이카와의 교류가 30주년을 맞았는데,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이로다 코이카와의 교류는 곧 우리 대학과 학과의 성장 과정이었습니다. 2007년에는 ‘한국 문화의 방(Korea Corner)’이, 2012년에는 한국어 연구실이 설립됐고, 2013년에는 ‘Oson 한국어’ 교재를 공동 집필해 출판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민화 번역서도 함께 냈지요. 코이카는 한국어 교실, 컴퓨터실, 동시통역실 등 교육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사람 간의 만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이로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오는 봉사단원들을 맞이하기만 했지만, 7년 전부터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학생들도 한국에서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교수 간 교류도 활발해져 매년 우리 학과 교수들이 한국에서 연수를 받습니다. 2018년에는 저널리즘 학부 교수들도 코이카의 지원을 받아 한국을 방문했죠.

김하영 봉사자로서도 이번 방문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봉사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심이 오가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밀도 있게 살아낸 시간이었습니다. 설렘과 걱정 속에서 시작했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며 점점 나만의 속도로 성장해 나가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제 진로에 대해서도 더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어요.

현지 청년들을 위한 추가 지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좋을까요?

김하영 많은 청년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어떤 진로 선택지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향후 프로젝트에는 진로 교육, 커뮤니케이션 훈련, 멘토링 등 실질적인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포함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기대하는 교류의 방향은 무엇인가요?

압두라히모바 한국어를 더 잘하게 되면 아이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우즈베키스탄 전역에 한국어를 널리 알리는 것이 꿈입니다. 이런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김하영 과거에는 국제개발이 저와는 거리가 먼,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번 활동을 통해 일상 속의 작은 실천도 국제개발의 일부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로 국제개발의 시작임을 느꼈어요. 더 많은 한국 청년들이 저처럼 의미 있는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이로다 언어와 문화는 국경을 넘는 다리라고 생각합니다. 코이카는 그 다리를 가장 튼튼하게 이어준 기관입니다. 앞으로의 협력이 공동 교재 개발, 디지털 콘텐츠 제작, 교수·학생 교환 등 지속 가능하고 전문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랍니다. 특히 한국문화관 건립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는 우리 대학의 위상을 한층 높여줄 것입니다. 언어 교육을 넘어 문화, 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교류가 확장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