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희생자가 아닌, 주인공이 되세요”라는 말로 유명한 기자이자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감독인 노라 에프론은 “사실 50세 전까지는 대책 없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인생의 한 단계에 이르러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는 공자의 ‘지천명’과 비슷한 결의 이야기다. 

요즘처럼 100세 시대에는 50세를 인생의 절반을 살아왔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작과 성숙에 대한 기대가 크다. 블로그 글쓰기로 시작해 《오십의 태도》라는 책을 낸 정은숙 씨는 “50세는 진정한 나를 찾기 좋은 시기다. 누구의 강요도 아닌 오롯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일관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준비 없는 50세는 49세에서 한 살을 더 먹었을 뿐이다.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뭐 하나 내세울 것도 없고 중년에 겪어야 할 무료함과 공허함, 몸의 변화로 오는 통증과 우울, 건강에 대한 걱정뿐이어서는 안 된다. 다행인 것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 좀 더 쉬워진다는 점이다. 가족이나 지인으로부터,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리스펙’할 수 있는 삶을 지금부터 준비해보자.

Solution

1 10년 후의 나를 그린다

‘나는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다. 그곳에는 산과 강이 있다. 전원주택의 정원에는 꽃과 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좋은 먹거리를 키워 먹을 수 있는 텃밭이 있고 언제든 소중한 가족과 지인이 오면 부담 없이 묵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차 한 대와 넓은 마당에서 함께 뛰어노는 반려견 두 마리도 있다.’ 이처럼 10년 후의 원하는 삶을 그려보자. 막연히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상상보다 구체적으로 그리는 삶이 훨씬 다채롭고 풍족하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과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잘 모를 때에는 꿈을 작게 쪼개 그림을 그리거나 숫자로 표현하면 생각이 명확해진다. 또 10년 후의 삶을 적다 보면 지금 가진 집, 부동산 등을 처분하고 얼마가 더 필요한지도 준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정표가 없는 것보다는 자신의 꿈을 깨닫고 수정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미래의 나를 생생하게 그릴수록 내가 살고 싶은 나로 현재를 살게 된다.

2 힘을 빼고 유연하게 바라본다

수영을 배울 때 가장 힘든 게 힘을 빼는 것이다. 힘을 빼야 물 위에 뜬다는 것을 알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수영뿐만 아니라 악기, 노래, 춤, 명상 등 모든 것은 몸에서 힘을 빼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 그런데 힘을 뺀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어느 순간 힘을 빼야 하고 또 어느 순간에 힘을 줘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매일 긴장된 삶을 살아간다. 50세까지는 매 순간 힘을 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과 역량을 쏟으며 산다. 힘이 들어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계속 힘을 주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다. 조금씩 몸과 마음에서 힘을 빼야 지치지 않고 오래갈 수 있다. 힘을 적당히 조절할 줄 알아야 인생이 유연해 지고 편안해진다. 지금껏 잔뜩 긴장하고 힘을 주고 살았다면 이제는 조금씩 힘을 빼는 연습이 필요하다.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은 인생 2막을 맞이하기 위해 지금의 내 마음과 현실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자식이나 가족 문제에서는 한 발짝 물러나 조금은 유연하게 바라보자.

3 마음의 열정보다 몸의 근력을 키운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열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꿈과 열정 속에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이 있다. 

자기 관리, 즉 몸의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성공을 이루기까지는 열정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몸의 근력이 있어야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열정이 불타올라도 근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열정을 이어가지도 못하고 성공도 이루기 힘들다. 또 좋은 환경과 좋은 조건에 생각지 못한 운이 찾아와도 그것을 누리고 받아들여 활용할 활력이 없다면 온전히 내 것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마음의 열정과 함께 몸의 근력을 키워야 한다. 몸의 근력을 키우면 마음의 근력은 자동으로 커진다. 몸의 근력을 키우는 ‘작은 시작’은 열정을 열매로 키우는 ‘큰 원동력’이 된다.

4 일단 시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나이 들수록 핑계가 더 늘어난다. 젊었을 때는 조건과 상황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도전을 미뤘다면 나이 들어서는 ‘지금 이 나이에 무슨?’ ‘지금까지 그냥 살았으니 살던 대로 살지 뭐’ 등등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도전을 미룬다. 

무엇이든 시작하기에 완벽한 순간은 없다. 그런데 50세 정도 되면 남들과의 비교보다는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 비교와 질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한 비교와 다름을 인정하는 적정선이 생겨 나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적절한 자극을 받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나만의 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 따라서 하고 싶은 일이나 계획만 하던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하자. 사람들이 인생을 알차게 살지 못하는 것은 준비에만 바쁘고 시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주변의 상황과 조건과 가족을 위해 나의 시작을 미뤘다면 이제는 나를 위한 도전을 해야 할 때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해보자.

5 ‘멋진 언니’로 산다는 것

캠핑, 목공, 요리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진 연예계 ‘취미 부자’ 개그우먼 김숙, 70세가 넘는 나이에 희끗한 머리도 힙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튜버 밀라논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멋진 언니’로 통한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약간 위축이 된다. 50세에는 이래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게 되고 자신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자존감을 잃을 때가 많다. 사회의 일원으로 일하면서 바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소외감과 허무함을 느낀다. 은퇴를 빨리 해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감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내면을 가꾸고 자신만의 시간으로 채워 나가면 스스로 뿌듯한 마음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감이 생기면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면 뭐든 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무언가를 하기로 결정하면 생각보다 행동이 쉬워진다. “나는 운동을 할 거야”가 아니라 운동하는 사람이 된다. “나는 살을 뺄 거야”가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 된다. “나는 예뻐질 거야”가 아니라 멋진 사람으로 살게 된다. 지금의 나는 평범한 50세이지만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멋진 시니어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멋있게 나이 들고 있다면 이 또한 성공이 아닐까? 

‘멋진 시니어’를 위한

나만의 시간 만드는 법 4

 

첫째, 하루를 15분에서 30분 단위로 잘게 나눈다

시간을 잘게 쪼개야 평소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시간을 쓰고 있는지 알게 된다. 처음에는 시간을 좀처럼 정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지만 일주일만 다이어리를 써보면 그 일에 시간이 얼마나 소요됐는지 알 수 있다.

 

둘째, 우선순위를 정해 중요한 것부터 실행한다

매일 반복되는 루틴과 그날 꼭 해야 할 일을 표시한다. 시간과 일정을 체크한 뒤 중요한 일을 우선 배치하고 다른 일정을 조율한다. 처음에는 평소 루틴에서 벗어나 다른 일정이 생기면 중요한 일을 못할 때가 있지만 조율하다 보면 방법이 생긴다.

 

셋째, 자신만의 기준을 정한다

하루 일정에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삶의 기본이 되는 기상, 취침, 수면 은 규칙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하고 하루 중 자신에게 꼭 필요한 시간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운다.

 

넷째, 반드시 실행을 목표로 한다

늘 문제는 게으름과 끈기 부족이다. 하지만 이것도 오십이 되기 전 얘기다. 10년 후 지금과 달라지고 싶다면 실행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면 일상의 도전조차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