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대해 조언하는 구루에게서 도망쳐라, 너무 늦기 전에》

토마시 비트코프스키 지음 | 남길영 옮김 | 바다출판사 | 288쪽 | 1만7500원 

심리학자이자 과학적 회의론자로 현대 문화, 심리학, 심리 치료에 도사린 사이비 과학을 폭로하는 토마시 비트코프스키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믿음에 거침없는 펀치를 날린다. 좋은 삶의 기준을 결정하는 건 ‘진실’이 아니라 우리 문화의 ‘이데올로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배우는 모든 것을 너무 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저자는 다르다! 그는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심리학, 문화, 심지어 과학 자체의 상당 부분이 신뢰할 만한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여기 한 예가 있다. A라는 전문가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접근법을 설명하며 “통계적으로 많은 학생의 성적이 단기간 최소 20%씩 향상됐다”고 말했다. 전문가 B가 항변한다. “모든 사람은 다르고 각자의 상황도 다르니 무턱대고 한 가지 방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 이 경우 심리적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B다. ‘기계적이지 않고 배려심 넘치는 휴머니즘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나쁜 구루(Guru·스승 또는 달인)’로 지목하는 것은 비과학적 멘토인 B다. ‘경계해야 할 가짜 휴머니스트’라는 것이다. A는 나름 과학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반면 B는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과학의 역사에서 ‘모두가 다르다’는 신념을 추구해 이뤄진 발견은 전혀 없었으며, 수십억 명의 개개에 맞춰 백신이나 치료법,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는 얘기다. 온갖 자기 계발의 구루들이 등장해 인생의 조언을 늘어놓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과학적 진리가 아니라 일부에 불과한 이야기를 설파하는 데 불과하다. 삶을 추진하고 되돌아보며 자신만의 척도에 따라 삶을 평가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어떤 전문가도 자신을 대신할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