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프랑스 연극의 거장인 연출가 조엘 폼므라(Joel Pommerat)의 작품이 처음으로 내한한다. 

<이 아이>, <두 한국의 통일> 등 그의 주요 작품이 국내에서 공연된 바 있지만 그가 직접 쓰고 연출한 연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연 예술상인 ‘몰리에르상’을 9회나 수상한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그는 이 시대 가장 독보적아고 독창적인 연극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로 평가되고 있다.   

내한 무대인 <이야기와 전설(Contes et Le´gendes)>은 가까운 미래,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변화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조엘 폼므라 특유의 서늘한 상상력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11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연극은 에피소드 간의 연결이 모자이크처럼 오버랩되며 현실과 상상 그 중간쯤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막이 오르자마자 거친 말투로 빠르게 대화를 이어가는 청소년들, 얼핏 보면 여느 청소년들의 세계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그들 사이에 인공지능 로봇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로봇들은 인간처럼 보이고, 인간처럼 행동하며 자신들이 포함된 사회에서의 위치와 정체성을 탐구해 나간다. 

이 연극은 인간과 사물의 경계에 있는 로봇을 통해 우리 스스로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로봇들조차 갈등에 빠지곤 한다. 청소년들과 감정적 이해와 공감을 나누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과 다르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드러낸다. 폼므라는 마치 실험하듯 구체적이고 정밀하게 인공 지능과 인간의 관계가 이들의 정체성 형성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우리 사회를 향한 무시무시하면서도 뛰어난 통찰력은 불편함과 함께 연극적 매혹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info

일정 11. 7~10 (평일 7시 30분 / 토일 3시) 

공연장 LG아트센터 서울-LG 시그니처 홀

티켓 R 8만원 / S 6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