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한-아프리카 미래 파트너십: 개발협력을 통한 미래세대 역량 강화’를 주제로 콘퍼런스가 열렸다. 외교부 후원으로 코이카가 주최한 이번 콘퍼런스는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2024 Korea-Africa Summit)’를 계기로 마련됐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장원삼 이사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 등 50여 명이, 아프리카 측에서는 정상회의 참가 대표단 및 아프리카 외교관 특별연수생, 코이카 석박사 연수생 등 장관급 인사를 포함한 39개국 200여 명이 참석해 아프리카 지역발전과 미래세대 역량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서도 전 세계 1140명이 시청하며 이날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새 시대 여는 한국과 아프리카

콘퍼런스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기조연설과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의 환영사,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의 개회사, 라지 타주딘(Raji Tajudeen)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 부사무총장 대행의 축사로 문을 열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 세대 만에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한국의 독특한 경험은 ODA(공적개발원조)의 지속적인 확대가 지속 가능한 글로벌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국과 아프리카는 기후변화, 식량불안, 보건위기,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시에,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실현을 위한 파트너십을 활성화하고, 아프리카 대륙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기술 혁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은 환영사에서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를 추진하는 우리 정부가 무한한 성장과 협력의 잠재력을 지닌 아프리카와 상호호혜적이고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고, 아프리카 협력 대상국의 국가 발전 정책과 현지 개발수요에 알맞은 ODA 사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아프리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회복력 있는 청년구상(Tech4Africa)>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미래세대의 과학·ICT 기술 활용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인프라 확충, 거버넌스 구축 등 아프리카의 디지털 경제 활성화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청년을 위한 보편적 디지털 교육’, ‘지역사회 주도형 농촌 개발’, ‘포괄적 보건의료를 포괄하는 시그니처 사업을 통한 한-아프리카 협력 확대’ 등 선진공여국으로서 한국이 아프리카의 변화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축사를 맡은 라지 타주딘(Raji Tajudeen)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 부사무총장 대행은 “한국 및 코이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질병통제를 위한 노력을 진행했다”라며 “혁신과 기술 발전 분야, 인재 개발에서도 파트너십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첫 번째 세션: 한국의 대(對)아프리카 개발협력 전략  

첫 번째 세션의 주제는 ‘한국의 대아프리카 개발협력 전략(Korea’s Development Cooperation Strategy for Africa)‘이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이규호 외교부 개발협력국 심의관은 <아프리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회복력 있는 청년구상(Tech4Africa)>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면서, 아프리카 청년들의 디지털 역량 향상을 위해 ▲보편적 디지털 교육(모든 학생들에게 디지털 도구 학습 기회 제공) ▲직업훈련(지역 일자리 수요와 연계한 대학과 직업기술교육훈련원의 디지털 기술 교육) ▲일자리 기회 제공(숙련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청년 현지 및 해외 취업) 분야에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첫 토론자인 박종대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아프리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회복력 있는 청년구상(Tech4Africa)’이라는 이니셔티브가 시의적절하다고 언급하면서 청년 인구 비중이 큰 아프리카의 ‘모바일 경제 확장’과 ‘시장의 역동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토론자인 조이 사쿠라이(Joy M. Sakurai) 주한미국대사관 공관 차석은 2022년 12월 미국에서 발표한 대아프리카 개발협력 전략을 소개하면서 ‘디지털 경제 인프라’, ‘인적자원 제고’, ‘디지털 권한 부여 환경 구축’ 등의 하부 목표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현지의 젊은 리더를 양성하는 미국의 디지털 교육 사례를 소개하며 “아프리카와의 디지털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규호 심의관은 “디지털 경제는 제조업 등 전통적인 산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대기업만 아니라 젊은 기업가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 코이카-아프리카 협력의 성과와 미래 방향 

두 번째 세션은 ‘코이카-아프리카 협력의 성과와 미래 방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는 임진호 김천대학교 교수가 클로데트 이레레(Claudette Irere) 르완다 교육 국무장관을 대신해 단상에 올랐다. 

임진호 교수는 “르완다는 비전 2050이라는 국가 비전 아래 ‘사회변화’, ‘경제변화’, ‘정부변화’라는 세 가지 기둥을 통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2017년부터 코이카가 추진해 온 ‘르완다 교사 예비교사 ICT 교육역량 강화사업’의 성공 요인을 소개했다. 다음으로는 ‘디지털 경제 활성화: 코이카 ESG 이니셔티브’라는 주제 아래 정인희 삼성전자 상무가 두 번째 발표를 이어갔다. 정인희 상무는 삼성전자의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 노력에 관해 언급하면서 이러한 노력이 코이카의 ESG 이니셔티브를 통해 디지털 교육과 디지털 활용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MIT 산하에 설치된 MIT D-Lab과 함께 진행한 우간다, 탄자니아, 남수단 지역과의 원격 교육을 언급했다. 

세 번째 발표는 버나드 오코에보에(Bernard Oke-Boye) 가나 보건부 장관이 가나 정부가 코이카의 CHPS(Community-based Health Planning and Services)를 통해 지역사회부터 종합병원에 이르는 포괄적인 보건의료체계를 개선한 과정을 소개하면서 “역량 있는 보건 인력 양성이 중요한 모멘텀이 되었다”고 전했다. 

마지막 발표는 황재상 코이카 사업전략실장이 ‘코이카의 대아프리카 시그니처 사업’에 관해 이야기했다. 황재상 실장은 시그니처 사업의 사례로 ▲미래를 위한 디지털 교육사업(교사 디지털 역량 및 디지털 교육 커리큘럼 강화, 포용 적인 디지털 교육 환경 구축) ▲성장을 위한 혁신적인 농촌개발 사업(농촌 정책 개발, 공무원 역량 강화, 지역사회 자립 모델 개발) ▲안전을 위한 보건사업(기초의료 인력 및 인프라 시스템 강화, 감염병 대응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마무리: 한-아프리카 협력과 교류 확대 기대

모든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토론에서 전경식 코이카 아프리카 실장은 “코이카는 “농업, 보건, 교육 등 전통적인 부문에 더해 기업 협업, 디지털 분야 등 아프리카 현지 개발수요에 맞는 지식과 노하우를 파트너국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영 코이카 사업전략·지역사업본부 이사는 폐회사를 통해 “아프리카의 젊은 인구는 아프리카만의 미래가 아니라 글로벌 커뮤니티의 미래”라고 강조하면서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Tech4Africa와 코이카의 대표 프로그램은 한국의 연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아프리카 미래 파트너십 콘퍼런스는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슬로건이기도 한 ‘동반성장·속가능성·연대’를 확인하고, 한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을 바탕으로 미래 세대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시간이었다. 코이카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양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아프리카 국가와의 협력과 교류를 넓혀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