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1일 경남 창녕군에서 양파를 수확하던 한 남성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올해 첫 온열질환 사망자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41일이나 빨라졌다. 때 이른 불볕더위로 온열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폭염 장시간 노출…사망에 이를 수 있어

여름철 온열질환의 원인은 찜통을 방불케 하는 폭염이다. 폭염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심한 더위로 33℃ 이상의 온도가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기후변화가 빨라지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이상 고온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앞으로 무더위가 점점 심해질거라는 건 이제 기정사실이 됐다. 문제는 폭염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이다. 폭염 때 발생하는 온열질환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면 우리 몸은 방어 태세를 갖춘다. 체온이 오르면 우리 몸은 36.5℃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양의 혈액을 피부 쪽으로 보내 땀을 배출한다. 하지만 땀으로 날려 보낼 수 있는 열의 양은 한계가 있다. 땀으로도 체온을 낮출 수 없는 상태가 됐을 때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몸속 온도는 가파르게 상승한다. 이때 심장은 평소보다 더 빠르게 펌프질을 해 우리 몸 곳곳으로 혈액을 보낸다. 이로 인해 간, 신장, 두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시야가 흐려지면서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느끼며 혼절할 수 있다. 

체온이 40.5~41.1℃에 달하면 발작이 일어나 팔다리가 심하게 떨린다. 체온이 41.6℃가 넘으면 몸속 세포가 파괴되고 세포막이 녹아 세포 속 단백질 고리가 끊어진다. 이때 혈액 속의 노폐물과 불순물을 거르는 신장의 미세한 관들도 허물어지기 시작하고, 근육조직도 무너져 내린다. 장에는 구멍이 뚫리고 소화관에서 생성되는 위험한 독소들이 혈액 안으로 흘러든다. 이때 여러 합병증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뇌병증, 횡문근융해증, 신부전, 급성호흡부전증후군, 심근손상, 간손상, 허혈성 장손상, 췌장손상, 범발성 혈액내응고장애,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하다. 폭염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폭염에 취약한 어린이·노약자 보호 필요

올여름 평균기온이 높고 8월에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전망에 따라 건강한 여름나기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온열질환에 취약한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질환자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치매, 정신질환 등)는 본인과 보호자가 건강 상태를 수시로 살펴야 한다. 특히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를 집 안과 자동차 등 창문이 닫힌 실내에 혼자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겨두고 외출해야 할 경우 선풍기나 에어컨 같은 냉방기기 작동 상태를 체크하고,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보호를 부탁해야 한다.

낮 시간에는 커튼, 블라인드를 사용해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을 가능한 한 막는 게 좋다. 외출 시에는 가벼우면서 통풍이 잘 되고 색이 옅은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열을 쉽게 발산해 체온이 오르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폭염특보가 발령 됐다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부득이 야외 활동을 해야 한다면 양산이나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해야 한다.

땀 많이 흘리면 물·염분 충분히 보충해야

폭염 때 야외 활동으로 땀을 많이 흘려 몸속 전해질(미네랄 등)이 부족해지면 입술이 마르고 소변색이 짙어지며 현기증이 나는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갈증이 나면 바로 수분을 공급할 수 있도록 외출 시 생수나 스포츠 음료를 챙기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 폭염대응 건강 매뉴얼을 보면 열실신, 열탕진,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자 응급처치법으로 생수에 소금을 타서 마시게 하고 있다. 생수만 마시게 하면 저나트륨혈증으로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네랄 함량이 높은 죽염을 휴대하고 다니며 녹여 먹거나 생수에 타서 마시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물 1ℓ에 죽염 1~2티스푼 정도 첨가해 마시면 된다.

무더위 이기는 맛있는 염분 충전 레시피

운동으로 땀 많이 흘릴 땐

생수+죽염+포도당

여름에도 건강하게 운동을 즐기려면 물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땀으로 빠져나간 체내 수분을 수시로 보충해 줘야 하는데, 맹물을 마시는 것보다 죽염같은 질 좋은 소금을 조금 타서 마시면 간단하게 염분을 보충할 수 있다.

물 대신 오이 등 수분이 많은 채소를 먹을 때도 죽염을 살짝 뿌려 먹으면 채소 특유의 단맛을 훨씬 잘 느낄 수 있다. 운동 중 기운이 빠지거나 지친다면 죽염이 함유된 포도당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찬 음료가 당길 땐

블랙밀(미숫가루) 화채

더울 때는 짜릿하고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는 탄산음료가 인기. 하지만 찬 음료를 갑자기 많이 마시면 체내 온도를 낮출 수 있고, 콜라 같은 당 함량이 높은 음료는 비만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이스 커피 역시 많이 마시면 카페인 때문에 밤잠을 설칠 수 있어 좋지 않다. 

찬 탄산음료 대신 곡물을 갈아 만든 미숫가루를 물에 타 마셔보자. 속을 든든하게 하고 영양가도 높아 일거양득이다. 볶은검정깨가루와 볶은검정콩분말, 볶은흑미분말 등 블랙푸드에 짭짤한 죽염을 가미한 고단백 죽염 블랙밀을 활용해 과일 화채를 만들어 먹으면 시원하고 든든한 간식이 된다.

아이스크림 먹고 싶을 땐

건강한 아이스크림 / 제철 냉동과일 셔벗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을 땐 얼린 과일을 활용해 셔벗을 만들어 보자. 과일의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가도 높다. 

만들기도 간편하다. 체철 과일을 잘게 썰어 얼린 후 믹서로 갈아주기만 하면 된다. 딸기, 망고, 블루베리, 키위 등 다양한 과일을 조합해 취향에 맞는 맛을 만들 수 있다. 과일 본연의 단맛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설탕을 넣지 않아도 되며 죽염을 조금 넣으면 더욱 달고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시중에 판매하는 냉동과일을 활용해도 좋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총 32명이었다. 이 중 연령이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32명 중 60세 이상 고령자가 16명(50%)으로 절반이나 차지했다.

온열질환 중 열사병 사망률 가장 높아

온열질환이란 폭염처럼 외부의 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질환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우리 몸이 폭염에 노출되면 체내에서 열을 생산하는 모든 시스템은 억제가 되고 피부 혈관의 확장으로 땀을 배출시켜 체온을 낮춘다. 그러나 체온이 오르는 속도가 증발열을 초과하면 몸에 과부하가 걸린다. 대표적인 온열질환으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열발진 등이 있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기능을 상실하는 질환이다. 열사병에 걸리면 다발성 장기 손상과 기능장애로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고 치사율이 높아 온열질환 중 가장 위험하다. 

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열탈진 증상이 나타나면 열사병과 달리 의식은 있지만 무기력하고 피로감을 느낀다. 열실신은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경우를 말한다. 열경련은 땀으로 수분과 염분이 과도하게 배출되어 종아리, 허벅지, 어깨 등에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경우다. 이 밖에 손이나 발, 발목이 붓는 열부종과 땀띠라고 불리는 열발진이 있다.

폭염 지속되면 만성질환자 사망률 증가

폭염에 노출되었다고 해서 모두가 온열질환에 걸리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고령이면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폭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복용하는 약 때문에 체온 유지와 땀 배출을 조절하는 능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호흡 기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한다. 심뇌혈관질환자는 땀 배출로 체액이 감소하면 혈압을 높이기 위해 심박동수, 호흡수가 증가해 심장의 부담이 커진다. 탈수 또한 급격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온열질환에 취약하다. 땀 배출로 혈액의 농도가 짙어지면 혈전이 생길 수 있다.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이 생기거나 심장의 관상동맥을 막아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자는 여름에 운동할 때 평소보다 운동 강도를 10~30% 낮게 조절해야 한다. 체온을 내리려고 몸에 갑자기 냉수를 끼얹는 행동은 심장이나 혈관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흉통이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쉬어야 한다. 

혈압이 낮거나 높은 환자도 폭염은 조심스럽다. 무더위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이때 급격한 혈압 변동으로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수분을 제때 충분히 공급하지 않으면 혈액 농도가 짙어져 혈압이 상승할 수 있으니 저혈압 환자나 고혈압 환자 모두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 고혈당 쇼크 조심해야

당뇨병 환자는 고혈당 쇼크를 조심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줄고 반대로 혈당량이 높아져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자율신경계 합병증으로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는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 환자는 당도가 높은 과일이나 음료는 혈당을 상승시키고 소변량을 증가시켜 탈수가 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신장질환자의 경우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몸이 붓거나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생수보다는 죽염수 등을 마셔 염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