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정보통신기술은 가파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이동통신과 관련한 규제들이 완화되고 기업 간 경쟁 등을 허용하면서 휴대폰 가격이 하락했고 휴대폰 사용 인구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UN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아프리카 인구 100명당 휴대폰 가입자 수는 82명으로 2010년 44명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또 인터넷 사용 인구 비율도 2010년 3명에서 2022년 26.5명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분야에 빠른 발전을 가져왔다. 아프리카의 많은 청년이 모바일 기술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고, 이를 통해 산업과 비즈니스 영역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금융, 교육, 보건의료, 농업, 유통, 공공행정 등 거의 모든 경제 사회 영역에서 ICT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개선했다. 

코이카는 빠르게 발전하는 아프리카의 ICT 생태계를 뒷받침하기 위해 ICT 교육 강화 지원을 결정했다. 그중에서도 ICT 분야에 풍부한 잠재력을 갖춘 르완다를 사업 지역으로 정하고 미래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르완다 소프트웨어 특성화고 역량 강화 사업’과 ICT 교육 인력을 양성하는 ‘르완다 교사 및 예비교사 ICT 교육 역량 강화 사업’, 르완다 국민의 디지털 문해율을 높이는 ‘디지털 대사 프로그램 지원을 통한 디지털 문해율 증진 사업’ 등을 통합적으로 실시했다. 

교육으로 ICT 분야 급성장에 대응

르완다 소프트웨어 특성화고(Rwanda Coding Academy)는 2019년 설립한 르완다 최초의 소프트웨어 특화 교육기관이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를 모델로 하여 매년 60명의 우수 청소년을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만들었다. 

대통령령으로 신속히 설립됐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학교 건물을 마련하지 못해 냐바후 지역 직업기술교육훈련원의 건물을 일부 임차해 운영하고 있었으며, 교육과정도 잘 갖춰지지 않았다. 게다가 특수목적고에 대한 인가와 졸업장 인증 정책조차 수립되지 않아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코이카는 2021년부터 710만 달러(약 83억원) 규모로 ‘르완다 소프트웨어 특성화고 역량강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학교의 운영 및 교육 제도를 정비했다.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기존 교육과정을 따라 설립된 소프트웨어 특성화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특화 인증제도, 운영 및 품질관리 지침, 전용 교육과정,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꼭 필요했던 졸업장 인증 문제도 해결했다. 코이카는 학교 인가와 졸업장 인증, 품질관리 등을 위한 필수적 정책 수립과 실행을 통해 제도적 위상을 정립하고 졸업장의 공신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동시에 더 나은 교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캠퍼스를 새로 짓고 기자재도 지원한다. 2025년 하반기까지 교육동, 학생교류동, 남녀 기숙사 각 1동씩을 포함한 4792m² 규모의 부지 캠퍼스를 신축할 계획이다. 또한 멀티미디어랩, IOS랩, 임베디드랩 등 다양한 학습공간 구성을 위하여 학교 내 필요한 가구, 컴퓨터, 네트워크 및 각종 ICT 실습 기자재를 빠르게 지원할 계획이다.

훌륭한 인재는 훌륭한 교사로부터 

코이카는 학생들을 가르칠 ICT 교육 인력 양성에도 힘썼다. 2015년 르완다 정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적정 자격을 갖춘 컴퓨터 교사가 전체 교사 수의 60%에 불과했다. 르완다 ICT 교육 인력 양성을 위한 ‘르완다 교사 및 예비교사 ICT 교육 역량 강화 사업’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700만달러(약 80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이 사업은 르완다 중등교사의 ICT 활용 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인 전문가와 르완다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 TF팀을 구성해 르완다 환경에 적합한 교사연수 과정을 개발했다. 특히 유네스코와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 공식적으로 유네스코 에센셸(UNESCO Essential) 이수 인증서 등을 수여해 연수 프로그램의 공신력을 높였다. 교사연수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인 전문가와 유네스코, 교육부, 교육청, 르완다 국립대학 등이 참여해 교사연수 교재도 개발했다. 

또 지역별 권역 ICT 스마트 교실을 구축하여 ICT를 활용한 학교 교육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왔다. 르완다 정부와 스마트 교실 표준을 공동 수립하고, 전국의 30개 군(District)별로 2개 이상의 학교를 선정하여 교실 리모델링을 지원했다. 해당 공간에는 노트북 컴퓨터, LCD 프로젝터, 프로젝터 스크린, 음향장비 등을 지원했다. 

아프리카 ICT 허브로 발돋움

르완다는 ICT를 활용한 다양한 정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국민의 디지털 문해율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정책의 확산과 적용 등이 어려운 상황이다. 2019년 기준 르완다의 디지털 문해율은 20.4% 정도이며, 15~24세 청소년의 컴퓨터 문해율은 6.5% 수준으로 매우 낮다. 또한 디지털 문해율의 성별 격차 문제도 심화됐다. 국제전기통신연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르완다의 전반적인 인터넷 활용률은 23.8% 수준으로 낮았다. 이를 기반으로 성별에 따른 정보지식 접근 편차지표를 적용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70.3%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이카는 르완다 국민들이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활용하고 디지털 문해율도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역사회의 디지털 문맹 퇴치 교육에 앞장설 청년 디지털 대사(Digital Ambassador) 약 400명과 디지털 대사 관리자(Digital Ambassador Supervisor) 30명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들은 각종 ICT 활용 및 강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이수 후 지방으로 파견돼 디지털 소외 지역 주민들의 ICT 역량 강화를 돕는다. 

특히 디지털 대사 관리자를 대상으로 르완다의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 도입에 참고할 수 있는 한국의 유관 서비스와 기술을 체험하고 탐방할 수 있는 초청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지역 주민의 디지털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운영 목적, 관리 방안 등의 내용이 담긴 서비스접근센터 개선 전략 및 이행계획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시범 서비스접근센터 구축을 위한 기자재 조달을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 유명 대학교 진학 등 성과

르완다를 거점으로 진행된 ICT 분야의 다양한 지원 사업은 뛰어난 파급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원 사업을 통해 ICT 활용 역량 강화 교육을 받은 중등교사는 약 3만명으로 이는 르완다 중등교사의 94%에 달한다. 세계은행은 코이카가 개발한 커리큘럼을 활용해 전체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추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르완다에 보급한 스마트 교실도 처음 계획했던 60곳에서 69곳으로 확대했다. 또 소프트웨어 특성화고등학교의 1회 졸업생 57명 중 56명이 국내외 유수 대학교의 학사 장학 프로그램에 추천됐으며, 9명의 졸업생이 컬럼비아대학교 등 미국 유명 대학교로 진학하여, 수원국 내 영재고등학교로서의 위상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