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행복》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 | 1만7800원 

행복해질 기회가 스물네 번 찾아온다는 사계절의 약속을 담고 있는 《제철 행복》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새로운 계획과 꿈을 만들게 하는 책이다. 한 해를 잘 보낸다는 건 계절이 지금 보여주는 풍경을 놓치지 않고 사는 것이다. 세상에 행복이란 게 존재한다면 분명 잠시 머무는 이 계절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등을 통해 스쳐가는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을 전하며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김신지 작가가 신작 에세이 《제철 행복》을 선보인다. 

24절기는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존재이다. 태양이 1년에 걸쳐 이동하는 한 바퀴를 스물네 개로 나눈 전통적인 역법인 절기를 작가는 “사계절이라는 너른 보폭을 스물네 계절로 쪼개어둔 것”이라고 말한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과 추분부터 낮이 가장 긴 하지와 밤이 가장 긴 동지까지 계절의 기초가 되는 네 개의 ‘기절기’에 계절이 시작되는 입춘·입하·입추·입동 네 개의 ‘입절기’까지 여덟 절기 사이사이에 그 무렵의 기상 현상이나 자연 변화를 담은 절기가 두 개씩 더해져 24절기를 이룬다. 해마다 돌아와 삶을 새로고침 해주는 다정한 절기를 작가는 “해의 약속”이라고 얘기한다. 

곡식이 잘 자라게 봄비가 내리는 절기인 곡우 무렵엔 벚꽃 배웅을 나가고, 입하의 산책길에선 이팝나무와 때죽나무, 층층나무 등 하얀 꽃을 피우는 나무의 이름을 익힌다. 큰비가 쏟아지는 소서엔 ‘비멍’하기 좋은 고궁을 찾는 동안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며 ‘제철 감각’을 익히게 된다. 페이지 곳곳에 방치하기 쉬운 자신의 마음과 지나치기 쉬운 철마다의 특별함을 챙기며 살자는 다정한 응원이 스며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