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파워푸드 마늘 트렌드

단군의 어머니는 곰이었다. 동굴에서 맵고 쓴 마늘을 삼키며 소원을 빌다 마침내 여인이 돼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과 결혼해 단군을 낳았다. 하지만 함께 인간이 되려 했던 호랑이는 마늘의 아린 맛을 못 견디고 동굴을 뛰쳐나가 사람이 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상고사(上古史) 속 이야기지만 마늘의 놀라운 효능을 인식하는 옛 선인들의 식견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삼국유사》 1권 ‘고조선조(古朝鮮條)’에 기술된 ‘단군 기록’의 내용을 살펴보면 마늘의 영험한 기운이 우리 민족의 숨결 속에 깃들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신이 신령스러운 쑥 한 자루와 마늘 20개를 주고 이르기를 너희가 이것을 먹고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의 형상을 얻으리라(神遣 靈艾一炷 蒜二十枚曰 爾輩食之 不見日光百日 便得人形).” 

곰을 여인으로 만든 마늘 20개와 오랜 와병을 떨치게 하는 마늘 20통에는 단단한 연결 고리가 이어져 있다. 곰과 호랑이가 마을 인근의 동굴에서 서식하던 옛날이나 챗GPT 등 인공지능(AI) 기술이 새로운 생활 방식이 된 첨단의 오늘이나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고 회복하게 하는 마늘의 효능엔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산화와 노화 막는 자연 물질 

한국인의 힘은 밥심, 즉 ‘쌀’에서 비롯된다. 농경사회의 주식이었던 쌀이 한국인의 주된 에너지원이자 건강관리의 출발이었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할 것이 바로 ‘마늘’이다. 100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된 웅녀의 자손답게 한국인의 식탁엔 마늘이 올려졌다.  

마늘은 체온 상승과 면역체계 활성화로 우리 몸을 젊고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체내에 퍼져 있는 염증과 독성을 몸 밖으로 밀어내 심신을 가뿐하게 한다. 마늘은 인(P)·칼륨(K)·셀레늄(Se)·게르마늄(Ge)·알리신(Allicin) 등의 유용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막강한 성분들이 우리 몸의 장기와 세포 구석구석을 돌며 유해 물질과 염증을 뽑아내 심신을 더욱 튼실하고 가뿐하게 만든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성분은 마늘의 유황(S) 성분이다. 유황은 항균 효과가 뛰어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며 혈관 속에 생기는 혈전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몸속에서 일어나는 산화와 노화 작용을 막아주는 효능 또한 뛰어나다. 

이처럼 마늘을 꾸준히 먹으면 체내의 항산화 효소 활동이 활발해져 몸속에서 산화반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가 없어지게 된다. 특히 몸속 기름 성분과 산소가 결합해 생긴 유해물질까지 해결한다. 이처럼 육체노동과 불균형한 식습관,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피로 물질을 빠르게 해결한다는 점에서 마늘은 현대인에게 매우 유익한 자연물이며 건강식품이다. 

장내 세균 활성화로 면역계 강화

건강한 장을 만드는 데 마늘만큼 좋은 식품군은 없다. 히포크라테스는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고 했으며 이 이론을 발전시켜 온 신경과 전문의 데이비드 펄머터(David Perlmutter) 박사는 “현대인의 질병은 유해세균이 장내에 필요 이상으로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장내세균과 질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유익한 장내세균이 성장하고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바로 마늘이라는 점이다. 

장내세균의 성장과 활동에 연료가 되는 대표 성분인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는 유독 마늘에 많다. 마늘에 있는 프리바이오틱스는 장내 염증을 줄여 장염과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마늘을 통해 유익한 장내세균이 활성화되면 인체 총 면역계의 70~80%를 차지하는 장 림프 조직이 정상 가동을 해 외부의 공격을 완벽하게 방어하게 된다. 더욱이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위암의 원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을 제거해 위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이 균은 위염, 위궤양 및 십이지궤양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마늘이 암 예방 및 관리에 좋다는 것을 의학적으로 처음 알린 것은 1957년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와이스버거(Weisberger) 박사의 연구 결과였다. 1982년에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가 마늘을 활용한 암 예방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이후 2000년에는 유력 시사지 《타임》이 ‘세계 10대 건강식품’ 1순위로 마늘을 선정하며 항암 효과에 두각을 나타내는 건강식품으로 추천했다.  

세계 각국에서 마늘의 항암 효과에 대해 인정한 연구 사례도 적지 않다. 그중 중국 산둥 지방에서 연구한 내용을 살펴보면 매일 생마늘 20g(마늘 4~6쪽)을 먹은 그룹이 매일 1g을 섭취한 그룹에 비해 92%가량의 위암 발생률 감소를 보였다. 또 1994년 미국 아이오와주 여성(55~59세)을 대상으로 연구한 역학 조사에서도 마늘을 주 1회 이상 섭취한 그룹은 전혀 먹지 않은 그룹에 비해 대장암의 발생 비율이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인체에는 발암물질의 독성을 제거하는 해독 효소가 있으며 이는 암 발생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이 1차적 보호막이 되는 효소 생성을 위해서는 마늘의 영양소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마늘의 유황 성분은 발암물질을 억제하고 효소는 번성하게 해서 체질을 좀 더 강하게 만든다. 

노년의 건강 위기를 헤쳐가게 하는 마늘 

이처럼 마늘의 여러 성분은 발암물질과 함께 체내 산화반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 생성을 막는다. 발암물질에 의한 유전자 정보 손상을 막고 몸속 유해물질을 제거해 암 발생을 저지한다. 

최근엔 마늘이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같은 노년층의 치명적 퇴행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내용이 발표되기도 했다. 미국 미주리대 연구팀에 의하면 마늘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 ‘프루아그(FruArg)’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등 뇌신경계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외부에서 스트레스가 있을 때 뇌세포 작용의 부산물로 일산화질소가 발생하는 데 이때 마늘에서 추출한 프루아그를 투여하면 일산화질소의 양이 줄어들면서 뇌세포를 보호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마늘의 10대 효능

1. 심장 기능 강화 

심장의 대사기능을 원활하게 해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신체 곳곳 모세혈관으로 퍼져나가게 해 체온을 상승하게 한다.

2. 체력 증강·피로 해소 

마늘의 게르마늄 성분이 비타민 B1과 결합해 흡수율이 낮은 비타민 B1을 확보해 소화 과정에서 발생되는 피로감을 해소한다.  

3. 동맥경화 개선, 신체 노화 억제, 냉증 해결

알리신이 지방을 분해해 피를 맑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몸을 따뜻하게 보호한다.

4. 고혈압 개선 

마늘에 함유된 칼륨이 혈중 나트륨을 제거해 혈압을 안정시킨다.

5. 적정한 당뇨 관리  

알리신이 췌장 세포를 자극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 증상을 개선한다.

6. 탁월한 항암 작용 

유기성 게르마늄과 셀레늄이 발암물질과 활성산소 생성을 막는다.

7. 아토피성 피부염·알레르기 억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베타헥기 소사미니데스 효소를 억제한다. 

8. 정장 및 소화 작용  

알리신이 위 점막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하고 대장의 정장 작용을 한다.

9. 뛰어난 해독 작용

시스테인, 메테오닌 성분이 강력한 해독 작용을 한다. 

10. 신경 안정 및 진정 효과  

알리신이 신경 작용을 원활하게 해 불안과 흥분을 가라앉혀 스트레스 등 정신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PART 2

슈퍼푸드 마늘의 맛있는 변신

마늘은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닌 식품으로 조미료나 향신료 등 요리의 재료로 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칩이나 진액 등 가공식품으로도 많이 소비되고 있다. 마늘은 우유, 인삼, 생강, 꿀과 서로 보완 역할을 하며, 달걀을 첨가하면 포화지방을 잡아주고 핵산이 풍부해 천연 조미료로도 좋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먹을 때는 생마늘보다 익혀서 먹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마늘을 익히면 알리신 성분은 줄어들지만 항산화 성분의 함량은 오히려 증가하기 때문이다. 마늘에 열을 가하면 알리신, 수용성 비타민 B·C 등이 감소하지만 노화를 방지하고 암을 예방하는 항산화 물질의 활성도와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의 함량은 오히려 증가한다. 또 단맛이 증가해 생마늘보다 더 많이 먹을 수도 있다. 마늘을 첨가한 김치의 경우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의 돌연변이 위험성을 60% 정도 저하시키고, 돌연변이 유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김치를 담그거나 국을 끓일 때 넣는 마늘은 발암물질의 독성을 줄여 위암과 대장암 등의 발생을 감소시킨다. 

마늘은 음식의 맛을 좋게 하며 식욕 증진 효과가 있어 한식뿐만 아니라 모든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생마늘은 각종 채소와 함께 볶아 반찬으로 먹을 수 있고 통마늘은 육수를 내거나 구워 먹으면 좋다. 편으로 썬 마늘은 구워 먹거나 볶음요리의 재료로 활용한다. 다진 마늘은 찌개나 국에 넣으면 감칠맛을 살린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없던 입맛도 돌아오게 하는 마늘장아찌를 담가 먹어도 좋고 고기 구울 때 마늘을 함께 구워 죽염고추장에 찍어먹어도 그만이다. 이 외에도 마늘달걀볶음밥, 마늘고추장절임, 마늘빵 등 마늘 활용 레시피는 무궁무진하다. 

구운 마늘 죽염고추장에 찍어 먹기 

여름철 무더위엔 싱싱한 쌈채소에 삼겹살을 얹어 고추장에 찍은 구운 마늘과 함께 먹으면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 국내산 고춧가루와 재료를 사용해 9회죽염수와 함께 숙성시킨 죽염고추장은 담백한 매운맛을 지닌 발효음식이다. 구운 마늘을 죽염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삼겹살의 느끼함도 잡아줄 뿐만 아니라 마늘의 효능까지 챙길 수 있다.

밥도둑 마늘장아찌 

유황밭마늘과 죽염간장을 이용해 여름철 입맛을 돋워주는 마늘장아찌를 만들어보자. 밥반찬은 물론, 고기를 구워 먹을 때도 곁들임 반찬으로 안성맞춤이며 한 번 담가놓으면 일 년 내내 두고두고 먹을 수 있어 좋다. 유황밭마늘과 설탕, 식초, 죽염간장, 죽염만 준비하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새콤달콤한 첫맛과 아삭한 식감이 그만이며 항산화, 항암 효능 등을 갖춘 건강식이 된다.  

담백한 구운 마늘 채소볶음

구운 유황밭마늘을 당근과 양파 등 냉장고에 있는 각종 채소와 함께 기름에 볶으면 근사한 메인 요리가 된다. 소고기를 더하면 비타민에 더해 단백질까지 섭취할 수 있어 좋다. 9회죽염으로 짭짤하게 간을 해야 마늘과 채소의 풍미를 살릴 수 있다. 죽염 특유의 감칠맛과 함께 유익한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는 여름 보양식으로 강추!  

스타일링 이하영

참고 문헌 《100세 시대 기적의 식품 마늘》(하늘구름), 《항암식품88》(김달래)